‘어떤날’의 명곡 <그런날에는>의 가사처럼, 그냥 혼자서 조용히 이런저런 생각하며 딱 한잔하고 싶은 그런 날이 누구에게든 있게 마련입니다.
요즘처럼 햇살이 잔인할 만큼 아름다운 계절, 고된 하루를 마치고 타박타박 집으로 향하는 길에 문득 들어가 한잔 하고 싶은 조그마한 선술집... 바로 ‘하나스’입니다.
8호선 암사역에서 나와 굽은다리역 방면으로 노래 한 곡 들을 만큼 털레털레 걸어가면, 왼쪽에 조그마한 크기의 선간판이 보입니다.
내부는 소박합니다. 4인 테이블 두 개, 2인 테이블 두 개, 총 네 명이 앉을 수 있는 조그만 바(Bar)까지... 일단 바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주변을 구경합니다. 한쪽 벽면에는 하나스에서 취급하는 사케들이 진열돼 있어요. ‘간바레오또상’이나 ‘오니고로시’ 같은 친숙한 사케와 월계관 같은 커다란 병도 보이네요?
가게는 단출하지만 메뉴판은 제법 꽉 차있습니다. 어묵탕에 삿포로 우동, 시사모 구이에 타코 와사비 등 가볍게 한잔할 수 있는 메뉴들부터 식사까지 골고루 갖춰져 있어요. 배가 고픈 건 아니어서 평소에 즐겨 먹는 베이컨 토마토와 베이컨 소시지를 하나씩 시켰습니다.
잠깐 사이에 가져다 준 기본안주는 전 국민의 기본안주 콘치즈. 고소한 버터와 모차렐라 치즈가 제법 식욕을 자극합니다. 술을 시킬 타임이죠. 따뜻한 사케 한 컵도 좋지만, 혼자 마시는 술은 뭐니뭐니해도 맥주 아니겠어요? 황사 때문인지 마침 목도 칼칼했고... 하이트 한 병을 주문했습니다. 왠지 혼자 마실 때는 500mL 잔 보다는 병맥주가 정겹잖아요. ;-)
하이트로 목을 축인 후 가져간 책을 뒤적이는 동안 금세 주문한 꼬치가 나왔습니다. 방울토마토 가운데가 쩍 갈라진 게 왠지 심술궂은 입 모양이네요? 살짝 깔린 간장 소스에 정갈하게 말린 베이컨, 적당히 구워진 꼬치는 먹는 느낌이 꽤 좋아요. 약간 단 듯하기도 하지만, 쌉쌀한 하이트와 함께 먹기는 딱 좋은 정도입니다. 베이컨 소시지 꼬치는 처음 먹을 땐 짭짤한 베이컨과 소시지의 궁합이 괜찮았는데 식고 나니 좀 뻣뻣하더라고요. 다음엔 베이컨 소시지 꼬치를 먼저 먹어야겠어요.
꼬치와 함께 나오는 양배추. 이게 또 하나스의 비밀 병기입니다. 언뜻 보면 쌈장에 찍어 먹는 평범한 양배추 같지만, 저 쌈장에 비밀이 있더라고요. 맛을 보니 ‘미소된장’인건 확실한데... 뭔가 좀 달라서 비법을 사장님께 물었어요. 그러면 그렇지! 정답은 마요네즈~ 마요네즈를 섞어 함께 내놓는 거였군요. 입에 안 맞으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짭짤하고도 고소한 맛이 특이하면서도 괜찮더라고요.
마침 목이 칼칼했던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자리를 테이블로 옮기고 안주를 더 주문했습니다. 이번에 시킨 것은 베이컨 떡꼬치. 이거 상당히 맛있습니다. 알맞게 구운 베이컨 떡말이에 달달한 간장소스는 정말 제격이네요. 하이트 한 병 더 추가 들어가시고~ 친구도 왔겠다... 안주까지 괜찮으니 기분이 업되네요, 이거...
배가 고프다는 친구를 위해 시킨 고로케. 네 조각에 6,000원... 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드셔 보면 6,000원 값은 충분히 하고도 남습니다. 우스타소스와 식초 소스를 함께 내오는데, 제 입맛엔 식초 소스가 더 좋더군요. 오랜만에 친구 녀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하이트 병 수만 계속 늘어나, 본래 목적과는 다르게 살짝 과음하고 말았네요?
‘하나스’, 히라가나로 ‘はなす’는 ‘말하다. 이야기하다’라는 뜻이랍니다. 거창하고 왁자하니 놀기에는 좀 어울리지 않지만, 친구와 가볍게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거나, 혼자서 생각할 일이 있거나 가볍게 책 읽으며 한 잔 하기에 암사동 근처에 하나스 만한 집은 없을거에요. 요즘처럼 봄볕이 좋은 날, 그리운 친구 한 명에게 연락해 한 번쯤 들러 이야기 나누시면 좋을 듯싶네요.
상호: 하나스(はなす)
전화: 02-6080-9641
주소: 서울시 강동구 암사1동 491-64
상호: 하나스(はなす)
전화: 02-6080-9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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