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홍콩 빅토리아 만에서 열린 '드래곤 보트 카니발 & 비어가르텐'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주중에는 태풍이 근처까지 오고, 비가 많이 내려 행사가 취소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금요일 오후부터 날이 개더니 주말에는 오히려 햇살이 뜨거워 살이 탈 정도로 화창하고 더웠습니다.
날렵하게 생긴 드래곤 보트들이 빅토리아만을 누비는 광경이 장관입니다. 햇살에 반짝이는 바닷물 위로 검게 그을린 건강한 선수들이 힘차게 노를 젓는 모습이 멋지네요.
다양한 경기가 있었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장애인 팀의 경기였습니다. 유독 한 경기를 할 때 출발선이 많이 앞으로 당겨져서 다른 팀들의 2/3 정도의 거리로 줄이기에 어린 학생들인가 했습니다. 나중에 안내방송에서 '맹인'팀이 이겼다는 안내방송이 나와서 장애인 경기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처음엔 놀랐지만, 생각해보니 직감이 발달한 맹인들이라면 충분히 균형을 잡고 노를 저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주의만 잘하면 단체활동을 통해 친구도 사귀고 자신감도 생길 수 있는 좋은 스포츠인 것 같습니다.
오륙 년 전쯤 몇 번 스탠리에서 드래곤 보트 연습에 참여했던 적이 있습니다. 북소리에 맞춰 노를 저을 때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주변 경치도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데요. 그러다가 바다 한가운데서 잠시 모두 노를 멈추고 쉬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잔잔한 푸른 바다, 맑고 투명한 파란색 하늘과 군데군데 떠다니는 하얀 솜털 구름. 조금 멀리 초록 나무와 아름다운 지중해식 별장이 조화로운 언덕이 갑자기 한꺼번에 눈에 들어오는데 매우 아름다웠어요.
앗,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네요. 그렇게 흥미진진한 드래곤 보트 경기를 다 구경하고 육교를 건너 'UC Centenary Garden’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곳, 저곳에 자리 잡은 천막들과 한쪽에 설치된 무대가 축제분위기를 냅니다.
무대에서는 드래곤 보트에 참여했던 선수들이 팀 대항 퀴즈대회를 벌이고 있습니다. 누구나 맞출 수 있는 단순한 문제를 내는데, 맥주 한잔을 다 비운 사람만 대답할 기회를 얻습니다. 결국, 누가 맥주를 빨리 마시는지가 관건이예요. 선수들은 체면 불구하고 티셔츠를 다 적셔 가면서 맥주를 들이붓습니다. 시원해 보이는 맥주를 주욱~ 들이키는 모습에 관중이 환호합니다. 정답! 축하해요.
맥주가 메인이 되는 비어가르텐이긴 하지만,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도 많았습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은 게임부스 쪽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냅니다. 스티로폼 위에 올린 배를 빨대로 불어 다른 쪽 끝으로 누가 먼저 보내는지 경기를 해서 이긴 사람과 진 사람에게 각각 경품을 주네요. 스크린에 나온 숫자의 북을 치거나, 바디 페인팅을 해주는 곳도 있고요.
로얄가든과 몇몇 음식점들이 참여해 먹거리를 파는 부스도 나와 있네요. 홍콩 딤섬, 일본식 핫도그 등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에 침이 꿀꺽. 하지만, 점심을 너무 든든하게 먹은 지라 시원~ 한 맥주만 한잔했어요. 여긴 비어가든이잖아요. ^^
역시 여름축제엔 시원한 맥주가 최고네요!
빅토리아만에서 열린 드래곤 보트 카니발
구경하는 인파
드래곤보트 경기
경기에 참여한 선수들의 뒷풀이
우승팀 인터뷰
우승트로피
앗,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네요. 그렇게 흥미진진한 드래곤 보트 경기를 다 구경하고 육교를 건너 'UC Centenary Garden’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드래곤 보트 관람석과 이동하는 사람들
비어가르텐 행사장 풍경
행사를 구경하는 사람들, 맥주를 한손에 쥐고 구경하는 사람들이 여유로워보인다
맥주 퀴즈 컨테스트
분위기를 돋우는 예쁜 비어걸
2008 북경올림픽때 성화봉성에 참여했던 드래곤 보트 전시
북치기 & 빨대로 드래곤 보트 불기 경기 부스
빨대로 드래곤 보트 빨리 보내기 경기하는 연인
바디페인팅을 해주는 부스
시원한 맥주 한잔
일본식 핫도그 부스가 인기, 이른 시간이었는데 벌서 절반정도가 솔드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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