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생각 나게 하는 책 ‘술 한잔 인생 한입’
사람들은 개개인마다 좋아하는 소리가 따로 있어요. 예를 들어 창문에 부딪히는 빗소리, 낙엽 밟는 소리, 여름 밤 귀뚜라미 우는 소리, 몽돌 해수욕장에 부딪히는 파도소리 같은 거요. 제게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를 말하라면, 단연 소주병을 따고 첫 잔을 따를 때 나는 소리라고 할 거예요. 조용히 이슬양의 목소리를 들어보신 분들은 아마 알 거에요.
▲ 병 따기 작전의 이 설레임이란...
똥~똥~뽕~뽕~뿅 뾰로록… (이슬양은 청아하고도 아련한 그 소리를 오직 첫 잔에서만 들려주지요. 또 듣고 싶다면 다음 병을 열어야 해요. ^^) 또 하나가 더 있는데 그건 조용한 도서관에서 책장 넘기는 소리에요. 사각거리며 넘어가는 소리에는 종이의 질감도 같이 느껴져서 참 좋아요. 얼마 전 이 듣기 좋은 두 소리를 함께 떠오르게 하는 님을 만났어요.
애주가라면 꼭 읽어줘야 해. 궁금해요?
▲ 라즈웰 호소키, 술 한잔 인생 한입
그 님은 오래된 신문의 연재만화 스타일의 그림에 『술 한 잔 인생 한 입』이란 다소 촌스러운(?) 느낌의 제목을 가진 만화책이었어요. 썩 매력적이지 않는 외모를 가진 님이었지만, 금세 그를 알게 된 것에 감사했어요.
▲ 상당히 친절한 만화랍니다.
한국 음식만화 식객의 일본판 술 버전 이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4~6페이지의 짧은 만화에 하이쿠와 술을 사랑하는 주인공의 술 마시는 일상의 이야기, 술과 안주에 관한 운치를 정말 공감되게 그리고 있어요.(읽는 내내 입에 침이 ^^;;) 책장을 넘기면서 계속 한 잔 생각이 끊이질 않았어요. 주인공처럼 “아, 이런 식으로 마셔보는 것도 좋겠구나”는 생각도 많이 났구요. .
▲ 일본, 일본인의 술 문화를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
중간중간에 작가의 레시피가 나와있는데 ‘나도 만들어볼까?’란 생각이 살짝 들지만, 그냥 사먹기로 마음 먹어요. (하이쿠 : 5/7/5음절, 총17자로 된 일본의 짧은 시. 짧은 형식을 지켜야하기에 몹시 압축적이고도 여운이 강함) 반갑게도 진로 소주가 소개되고 있어요. 한국의 대표적인 소주로 소개하고 있는데 진로 대신 참이슬을 마신지가 꽤 됐으니 언제 그렸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네요. 현재 5권까지 출간 됐는데 5권에는 서울이 등장하네요. (아직 5권은 못 봤어요 ^^;)
인생의 반은 먹는 즐거움
인생의 반은 먹는 즐거움이라는 말이 있는데 아마도 맞는 말이겠죠? 이슬 한 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 있는 사람과 함께하는 술자리는 일상의 피로를 푸는데 박카스보다 더 좋다는 생각에 많이 동의하시리라 믿어요. 찌질한 상사 따위 두 잔이면 웃어넘길 수 있게 돼요.(아니라고 하셔도 할 수 없어요. 저는 두 잔이면 족해요 ^^;)
▲ 운동을 마친 후 맥주를 바라볼때의 표정은 세계 공통이군요.
술이든 음식이든 뭘 먹느냐 보다 누구와 먹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생각하지만, 함께 먹을 사람이 이미 정해져 있다면 뭘, 어떻게 먹느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요. 이 책을 읽으면 우리가 밥처럼 먹는 치맥, 쏘겹살 말고도 더욱 운치있고 행복하게 음주가무 생활을 즐기실 수 있을 거에요. 에피소드 안에 술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따라 해보시면 더욱 좋겠어요.
▲ 아니 이건,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가요!
작가 라즈웰 호소키가 이 책을 쓰고 테즈카 오사무 문화상을 받았다는데 무지 큰 상인가봐요.(상금이 100만 엔이었다나요?) 일본에서 많은 사람이 인정한 ‘술꾼들을 위한 술 이야기‘, 『술 한 잔 인생 한 입』을 저도 인정합니다! ^0^/
▲ 결국 참지 못하고 가볍게(?) 한상 차려보았습니다.
찬찬히 보다보니 군침이 꿀꺽, 참이슬 한잔이 절로 생각나네요. 참지 못하고 매콤한 닭도리탕 한 냄비에 참이슬 한잔 기울여 봅니다. 다음에는 더 근사한 책과 함께 낭만적인 음주생활을 즐기실 수 있도록 준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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